중계해설 때문에 얼룩진 최고의 명승부

오늘 오랜만에 농구경기를 티뷔로 시청했다. 우연치 않게 채널을 돌리다가 점수차가 재미있어서 보게 되었는데 정말 몇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명경기 였다. 막판 동점 3점슛....연장....또 연장...또 또 연장..ㅋ

 

그런데 첫번째 연장경기중 논란이 일어났다. KT&G의 양희종 선수가 쏜 슛이 버져비터가 울리기전에 들어갔는데 노카운트 선언이 된것이다. 나도 처음엔 어리벙벙 했다. 심판이 너무나 자신있게 양손을 머리위로 들어 가로져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볼땐 분명 버져비터가 울리기전...백보드에 불이 들어오기 전에 슛이 벌써 백보드를 맞추었기 때문이다. 해설진도 한마디씩 했다. 이명진씨가 열변을 토하며 오심이라고 외치고, 한명재씨도 옆에서 살짝 거들었다.

 

이명진씨는 비디오판독을 해야 한다며, 감독이 강하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면서 느린그림으로 나오는 화면을 보며, 더욱 흥분을 했었는데 난 그 느린그림을 본후 확실히 알수 있었다.

 

아!!~~~ 버져가 문제가 아니라 샷타임이 끝났구나......

 

농구의 룰은 간단히 보면 공격제한 시간이라는 것이 있다. 24초동안 공을 갖고 슛을 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격권은 상대방에 넘어가게 된다. 근데 오늘 참 공교롭게도 샷클락이 24초....게임클락이 24.4초가 남아있었다. 그러니 농구룰에 해박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 장면을 보고 '뭐 이런 오심이 다있어..'하고 생각할수도 있는것이다. 그러나 절대 오심이 아니었다. 굉장히 명확한 판정이었고, 심판이 얼마나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나를 보여주었다. 그에 반해 전문가라며 해설을 하던 이명진씨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MBC ESPN이면 스포츠중계의 선봉장이라고 볼수있는데 어떻게 이런실수를 하는가?

 

그 경기를 티뷔로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이 이명진 해설의 말만듣고, 오심이라고 생각할 것이 뻔했다. 농구에 대해 크게 관심없는 사람들...룰을 정확히 인지 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볼땐 그것은 버져비터에 나온 멋진 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전에 올림픽때 여자핸드볼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왔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버져비터에 대해선 상당히 민감하고 잘 알고 있다. 핸드볼은 골이 골대를 지나가는 순간에 버져비터를 결정짓고, 농구는 손에서 떠나는 순간이 중요하다는것을 이젠 누구나 알고 있는것이다. 그런상황에서 느린그림을 보고서도 버져비터 얘기만 해대던 이명진 해설이 참 어의가 없었다.

 

반대로 엑스포츠에선 첨엔 의아해 하다가 나중에 샷클락 시간을 확인한후 정확한 룰설명을 곁들여 가면서 심판의 판정을 인정해 주었다. 이명진 해설이 막판에 기계의 문제등을 거론하며 우물쭈물 끝내버렸지만, 이미 던진말들은 어떻게 주어담으려는 것인지....이명진 해설때문에 심판들만 한동안 엄청 욕먹었다. 지금도 오심이라며 욕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오늘경기에서 그 장면만은 절대 오심이 아니라 근래에 보기힘든 명판정이었다.

 

오늘의 논란을 종합해 보면....동점 상황에서 24.4초의 게임시간이 남아있었고, 공격권을 갖고 있는 KT&G의 공격시간은 24초이다. 마지막에 양희종이 슛을 날릴때 이미 샷클락은 0을 가르켰고, 이에 심판은 노카운트를 선언한것. 이어지는 게임을 보면 KCC에게 0.4초의 공격시간이 주어진다. 그건 게임클락이 0.4초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양희종의 손에서 공이 떠날때 게임클락이 0.7초가 남았었는데 왜 샷클락은 0이냐?? 0.3이 되어야 정상아니냐? 하실분도 있겠지만....샷클락은 일종의 카운트 이다. 소숫점 무시하고 정수로만 세는것....이는 권투경기에서 심판이 카운트 셀때 0.몇초까지 정확히 세지않는것과 동일한 것입니다.

 

암튼 이번경기가 최근에 봤던 농구경기중 제일 흥미진진 했었습니다. 어느팀 팬도 아닌 제가 볼땐 마지막에 KT&G 챈들러가 연거푸어 3점슛을 쏘는것 보고 4차연장도 갔으면...하는 기대도 했지만..ㅋㅋㅋ 

 

오늘 두팀다 막판까지 열정적인 경기를 해줘서 농구도 좋아졌습니다. 외국인 선수들 들어온후로 농구경기 거의 안봤었는데....앞으론 자주 봐야겠네요....겨울이라 야구도 안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