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개 구단이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시범경기와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올해는 과연 어떤 팀이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품에 안고 1년간 땀을 흘린 대가를 누릴지 궁금하다.
그런데 매년 한국 프로야구를 보면서 안타까운 게 하나 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대한 야구인들의 평가절하다.
미국이나 이웃 일본만 해도 페넌트레이스 우승 자체를 큰 영광으로 인정, 엄청나게 큰 행사를 벌인다. 선동렬 삼성 감독이 주니치에서 활약하며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이끌었을 때 모습을 본 팬들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고작 ‘한국시리즈 직행’ 이라고 적힌 플래카드 하나 달랑 걸어놓고 기념사진을 찍는 정도에 불과하다.
10여 년 전에는 우리나라도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대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버금가는 가치를 매겼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구단 관계자나 야구인이나 한국시리즈에서 이겨야만 한다는 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어 안타깝다.
이런 부분에서 프로야구를 책임지고 있는 KBO가 앞장 서서 구단 그리고 야구인들의 분위기를 바꿔줬으면 한다.
서두가 너무 길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돌아오는 야구 시즌을 기다리며 2006년 삼성과 한화의 한국시리즈 중요 장면을 되짚어 봤다.
대구서 열린 1차전 승패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삼성을 상대로 5연승을 거두었던 한화 류현진의 부진이 승패의 갈림길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배영수는 선동렬 감독이 애초 5회 정도 버텨주기를 기대했음에도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 선발투수에서 승부가 갈렸다.
김인식 감독으로서는 또 한 번의 기적을 바랬던 우천 연기? 두산 사령탑이던 2001년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지고 2차전이 우천으로 순연된 뒤 역전 우승을 이끌었던 김인식 한화 감독이 2차전이 연기되기 전에 덕아웃 앞에서 내리는 비를 쳐다보고 있다.
비가 도움이 됐나? 2차전은 하루를 쉰 한화의 투수력이 돋보였다. 선발 정민철의 호투와 문동환 등의 완벽한 중간계투, 그리고 구대성의 철벽 마무리까지 나무랄 데 없는 마운드 운영이었다. 구대성과 문동환이 경기장을 빠져 나오며 활짝 웃고 있다.
권오준 오승환의 막강 불펜진이 무너져 6년 전의 악몽을 재현하며 '징크스'에 걸리는가 했던 3차전서 삼성에는 박진만이 있었다. 12회초 박진만은 '대성불패' 구대성을 상대로 결승타를 치며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가는 중요한 고지를 선점했다. 12회 적시타를 친 박진만이 2루에서 환호하고 있다.
'박진만만 있나, 김재걸도 있다'. 3차전이 박진만을 위한 경기였다면 4차전은 노장 김재걸이 돋보인 날이었다. 이틀 연속 벌어진 연장 승부에서 김재걸이 다시 한 번 고참의 진가를 발휘했다. 10회초 2사 2,3루서 2타점 적시타를 쳐 4-2 승리의 주춧돌을 놓은 김재걸이 1루에서 환호하고 있다.
장소를 잠실로 바꿔 벌어진 5차전. 승부를 5차전에서 끝내고 싶은 것은 삼성의 욕심이었을까? 15회까지 1-1로 진 빠지는 경기를 한 끝에 무승부로 힘만 소진한 양 팀 감독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15회말 삼성의 공격이 무득점으로 끝나자 선수와 심판이 경기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역시 힘에서 앞선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컵의 주인이 됐다. 9회말 2사 만루서 오승환이 데이비스를 삼진으로 잡고 3-2로 경기를 끝내자 덕아웃에 있던 선수들이 몰려 나와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화로서는 노장 송진우의 부재가 아쉬운 한국시리즈였다. 삼성의 양준혁이 선배 송진우에게 깎듯하게 인사하며 후배의 예를 차리고 있다.
이제는 선동렬 감독의 시대일까? 초보 감독으로서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선동렬 감독의 고공 비행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돈성'이라 불리는 삼성의 막대한 지원으로 우승을 했다는 평가절하도 있지만 '스몰볼' 로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선동렬 감독의 역량을 그런 식으로 폄훼해서는 안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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