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th 마라톤 - 제물포 르네상스 국제마라톤
집에서 제법 먼곳인 인천 차이나타운 앞인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제물포 국제마라톤에 참가하였다. 시간도 앞당겨진터라 새벽에 출발해도 시간을 지키지 못할것 같아서 전날 동인천역쪽 작은호텔을 잡고 1박한후 아침에 몸풀겸 걸어서 행사장에 도착하였다. 이십여년전에 차이나타운과 월미도를 가본적이 있었는데, 그때와는 너무 변해있어서 깜짝 놀랐다. 차이나타운은 그때나 지금이나 이국적이었지만 월미도 쪽은 많이 바뀌었다. 이곳 인천역앞 상상플랫폼 앞에도 고층아파트도 들어서 있고, 역의 규모와 주변이 어우러지지 않을정도로 인천역은 작아보였고, 주변은 커졌다.
이날 날씨가 꽤 좋아서 전혀 추운기운은 없었고, 뛰면서 조금 더워지는 느낌정도 였으며, 코스는 고저차가 거의 없이 평탄했다. 그래서 인지 기록은 18번 참가한 대회중 PB를 찍게되었고, 집사람 PB 보다도 빠르게 들어왔다. 참가인원을 5천명으로 제한한걸로 알고 있는데, 달리고 들어온후 여유로운 인조잔디 광장에서 쉴수 있었고, 공연을 즐기며 간식을 먹을수 있었다. 메달도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고, 간식도 YMCA대회때 비하면 비타500, 단팥빵, 바나나, 쵸코바까지 A급으로 나왔다. 기념티는 서하마때와 마찬가지로 프로스펙스 제품이었는데, 행사를 기획한 사람의 센스가 돋보였던것 같다. 평소에도 입을수 있게 대회의 마크를 후면 우측하단에 작게 찍어서 잘안보이게 하였다. 메이져 대회의 경우 운동할때 입고 뛰면 간지가 나는 경우도 있지만 중소 대회의 경우 차라리 잘 안보이게 하는것도 좋은방법 같다. 근데 불행이도 난 팔쪽에 재봉불량 제품을 받아서 당일날 착용하지 못하고 교환받았는데, 교환 받은거 마저 목둘레에 불량이 있어서 잠옷으로 밖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내용을 프로스펙스 인스타에 댓글로 남겼었는데, 빠르게 피드백이 와서 검수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한다. 프로스펙스가 요즘 굉장히 열심히 인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내가 어릴땐 프로스펙스와 나이키가 동급이었다. 국제상사 프로스펙스는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좋은 운동화를 만드는 회사였기 때문에 프로스펙스가 갑자기 휘청거리며 사라져갈때 참 의아 했었다. 후에 정권과 관련되어 국제상사가 그렇게 되었다는걸 알게되었을때는 이미 내가 한참 성인이 된 후였다. 적어도 하나의 스포츠 메이커 쯤은 메이딘 코리아로 우뚝 서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배번을 기준으로 경품추첨도 하였는데, 아쉽게도 우린 둘다 당첨되진 못했고, 추첨이 끝나고는 차이나타운에서 점심을 먹고 인천역에서 열차를 타고 집으로 출발하였다. 이날 축하공연에는 위나 라는 걸그룹이 출연하였는데, 최근에 이렇게 근거리에서 걸그룹을 본적이 없어서 굉장히 신기했다. 잘꾸려져 있는 무대도 아니었는데 정말 열심히 하는걸 보면서 이들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고,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내 중학교 은사님 딸이 걸그룹 활동을 하는데, 한참동안은 그리 유명하지 않았다가 어느순간 역주행의 신화를 쓰며,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1등을 하고, 모든방송에서 상을 타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꾸준히 열심히 하면 온우주가 나서서 도와줄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위나도 그렇게 된다면 난 언젠가 티비를 보며 지인들한테 얘기할수 있을것 같다. 내가 제물포에서 마라톤을 뛰었을때 말이야~위나가 와서 공연도 하고~~ 바로앞에서 나한테 손흔들어 주고, 갈때 인사도 꾸벅~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