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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마라톤 - 2024서울 동아마라톤 대한민국 유일의 플래티넘 라벨

달려라 끝까지 2025. 4. 7. 16:15

 

나이를 체감할때가 온게 딱 40이 되었을때 부터였다.건강검진을 받는데 혈압도 높다고 하고, 여러가지로 조심하라는 소리를 들으며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긴 했지만 크게 다가오진 않았었다. 그렇게 또 몇년이 지났다.

수년전부터 친한친구가 마라톤에 빠져서 같이 뛰자고 참 오래도록 설득했었는데, 그때마다 족저근막염 같은 핑계를 대며 요리조리 잘 피해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와이프가 작은대회에 출전을 했었는데, 거기서 받아온 메달을 보고는 급 마라톤에 욕심이 생겼다. 왜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메달이 갖고 싶었다. 친구는 내년동마 추가접수가 있으니 접수하라며 연락이 왔고 그렇게 나의 첫 마라톤이 시작되었다. 2024년 3월 동아마라톤. 첫대회를 운이 좋게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대회에 참가하게 된것이다. 

10K는 군대다녀온 남자라면 누구나 가뿐하게 완주할수 있을꺼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에 연습같은건 하지 않았다. 3월 중순에 있던 대회라 그전에 달리기를 연습하기에도 추운 날씨였기 때문에 그냥 달려보기로 마음먹었다. 아주 어리석은 생각이었다는걸 알게되기 까지 채 5분도 안걸렸다. 걷고 뛰기를 반복하며, 수많은 인파들에 둘러쌓여서 계속 앞으로만 갔다. 한참을 그렇게 가다보니 터널이 나왔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가슴속에 사무친 한이라도 있는건지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때론 화이팅을 외치기도 했으나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들을 질러댔다. 거기서 난 첫번째 희열을 느꼈다. 

그렇게 걷고 뛰며 어느새 8킬로 정도를 지나왔다. 그때부턴 보도블럭쪽에 사람들이 많은 응원을 해주었고, 내 배번에 적힌 이름을 보고 연신 이름을 불러주며 화이팅을 외쳐줬다. 처음보는 사람들이었다. 어떤이는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장난감 같은 요란한 악기로 응원을 했다. 그렇게 하이파이브를 하며 골인지로 향할때 난 두번째 희열 느꼈다. 

동아마라톤을 포함한 많은 마라톤대회에서 10K는 1시간 30분을 제한시간으로 두고있다. 난 처음 뛴 마라톤에서 1시간 25분에 들어왔다. 사실 10K는 마라톤이라고 말하기엔 뭐가 좀 맞지 않는다. 마라톤대회에 포함된 10킬로미터 달리기 코스 정도가 맞는것 같긴 하지만 처음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입장에서는 정말 힘들었던 마라톤이다. 하프마라톤이 얼마나 힘들지, 풀코스는 정말 죽을것 같겠구나...하는걸 알게되었다. 완주패키지를 받으며 와이프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 걸어가면서 메달부터 목에 걸었다. 그때 세번째 희열을 느꼈다. 그렇게 내인생의 마라톤 도전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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